GeekTrip #2 – 불쾌했던 Airbnb 경험

인터넷을 통해 민박을 제공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을 연결시켜주면 어떨까?

2012년 최고의 스타트업중하나인 Airbnb 는 위와 같은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한동안 cold start 상태에서 허덕이던 Airbnb 는 승승장구하며 스타트업계의 슈퍼스타가 되었다. (작년기준으로 회사 가치가 1B$ 가 넘고, 이미 profitable 하다. 192개국의 25000개의 숙소가 Airbnb 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Airbnb 를 통하면 지금까지는 얻을 수 없었던 전세계의 환상적인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빌릴 수 있다. 분명히 환상적인 경험들을 한 사람들이 있다. ( 즐거운 Airbnb 경험에 대한 글 참고 )

지난달에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가면서 소문의 Airbnb 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필자는 스타트업 관심이 많아 아주 긍정적으로 Airbnb 를 바라봤었는데, 필자의 Airbnb 경험은 그리 즐겁지 못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공유해보고자 한다.

Airbnb 의 문제점 1 ) – 검색결과에 민박집이 나와도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번에 실리콘밸리 여행을 가면서 여행의 일정을 두개로 나누었다. 전반전은 실리콘밸리 근처를 중심으로 Stanford, Google 본사 등을 둘러보려고 한 것이었고, 후반전은 샌프란시스코 시내로 잡았다. 전반전에 Airbnb 를 통해 잡은 집은 이곳( http://ko.airbnb.com/rooms/72211 ) 이었다. 사실은 이 집이 처음으로 예약하려던 집은 아니었다. 숙박일정과 인원,장소를 Airbnb의 검색창에 넣고 찾은 집을 보고 예약을 시도 했는데 다음 날 주인에게 그 기간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메세지가 왔다. Expedia, Hotels.com 등  검색결과에 포함되는 경우에 100% 예약이 가능했던 사이트들과 비교했을때 주인의 행동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사이트에 나오는 검색 결과가 실제로 존재하는 민박집의 물량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Airbnb에서 자신의 집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보통 자신이 가능한 날만을 올리지 않고 단순하게 모든기간이 된다고 올리는 경우가 적지는 않다. (아무래도 자신이 가능한 일정을 일일이 체크해서 올리기에는 귀찮아서 그런것으로 보인다. ) 분명히 소비자에게는 불편이다.

<집주인들은 도대체 왜 이용할 수 없는 날짜를 Airbnb 에 올려두는 것일까요?>

Airbnb 의 문제점 2 ) – 예약을 하고도 당일날 그 집이 이용불가한 경우가 있다. 

그래도 첫번째 집은 양반이었다. 사진빨(?)은 좀 있었지만, 뭐 호텔사이트에 들어가봐도 그것은 마찬가지니까 그냥 넘어가줄 수 있다. 정말 문제가 터진 것은 우리가 두번째로 예약한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집( http://ko.airbnb.com/rooms/217106  )에서 였다. 예약을 하고나면, 호스트가 메세지를 따로 보내준다. 호스트의 말에 따르면 아파트에 도착하면 현관문은 열려 있을 것이고, 탁자위에 키가 있을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그 아파트에 도착을 했는데 문이 잠겨 있었다.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다행히 집주인의 전화번호가 있어서 그 번호로 연락을 했는데 집주인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시간은 이미 오후 5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타지에서 오후5시가 넘었는데 숙소를 못 구할때의 당황스러움은 겪어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을것이다. Airbnb 에는 비상ARS 가 있어서 우리처럼 문이 잠긴 사람들을 위해 제공하고 있다. ( 아마도 이러한 경우가 Airbnb 내에서 적지 않은듯 하다.) 그런데, 그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나도 상담원과 통화했지만, 상담원이 얘기해줄 수 있는 것은 “1시간 기다려봐라 우리가 일단 주인에게 연락을 해줄게.” 뿐이었다. 거꾸로 물어보고 싶다. 그런 상황에 1시간 편하게 기다릴 수 있는가? 우리는 즉시 hotels.com 을 통해 다른 숙소를 구했다. 그 이후에 집주인에게서 전화가 왔지만, 이미 우리는 예약한 다른 숙소를 이용했다. ( 그런데 이런 경우 환불도 안해주나? CS 팀은 I am very very sorry 라는 말은 해줄 뿐이었다. )

혹시 Airbnb 를 이용한다면, 당일날 아침부터 반드시 집주인과 연락을 하도록 해라.

Airbnb 의 문제점 3 ) – 급하게 숙소를 구하기가 힘들다. 

결국 2에서 생긴 해프닝때문에 hotels.com  에서 찾은 숙소를 이용했지만, Airbnb 의 숙소가 탐이나서 당일날 몇번 예약을 시도했는데, Airbnb 는 급하게 숙소를 구하기는 힘들었다. 그 이유는 원 클릭으로 숙소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예약 이후에 집주인의 컨펌이 필요한데,  그들이 전업으로 집을 빌려주는 사람들이 아니기에 바로바로 답을 해주지 않는다.

Airbnb 의 문제점 4 ) – 숙소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 책임은 누가지나? 

2에서 생긴 해프닝 이후에 열심히 검색을 하여 결국 샌프란시스코 한가운데의 럭셔리한 숙소(http://www.airbnb.co.kr/rooms/405157)를 찾아냈다. 집에 들어갔을때 숙소는 정말 아름다워서 사진찍기 바쁠정도였고, 하루에 400불후반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3층이나 되는 loft 를 이용할 수 있다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어지간한 호텔 스위트룸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우리가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을때 또 문제가 생겼다. 3층에 있는 화장실 변기에서 물이 범람을 했다. 알다시피 미국의 화장실에는 배구수가 없어 물이 범람하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다. 3층에서 넘친물은 흘러 흘러 2층에 떨어지고, 또 1층에도 떨어졌다. 일반 호텔을 이용하는 경우에 이런 일이 발생했을때 우리가 뭔가 특별히 할 필요가 없다. 그들이 객실을 옮겨줄테니까. 그런데 이 경우에는 우리가 숙소를 청소할 수 밖에 없었다. 3층의 변기에서 더 이상 물이 나오지 않도록 밸브를 잠구고, 젖은 곳을 열심히 닦았다. 우리는 분명히 여행을 온 사람인데, 이런 일을 하고 있는게 말이 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주인장에게 이 상황을 설명을 해야했다. 그가 sue 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친구들의 도움(다행히 놀러온 친구중에 하나가 미국에서 오래지낸 분이라 그 분이 전화통화등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었다. )으로 집주인에게 상황을 잘 설명했다. 하지만, 통화 이후에도 수차례 문자를 통해 계속 상황을 집주인에게 보고해야했다. 여행만으로도 스케쥴이 벅찼는데 의외의 사건으로 더욱 바빴던 나날이었다.

결론

분명히 Airbnb 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훌륭한 집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여행지에서 생긴 작은 일 하나가 여행 전체 스케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Airbnb 이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젊고 어린 마음에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는 이용하겠지만, 100% 안전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글쎄….. 쉽게 이용하지 못할 것 같다.

13 Comments on “GeekTrip #2 – 불쾌했던 Airbnb 경험

  1. 오마이갓! 그 멋진 집에서 화장실 범람쇼가 벌어질 줄이야! 너무 깨알같이 좋은 정보인데 너무 시트콤임ㅎㅎ 욕봤네 동주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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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저는 airbnb 이용하면서 전혀 문제가없었는데
    6번정도했는데 저위에나온 문제중 단하나도 발생한게없는데 참 희안한 경험을 하셨네
    그리고 물이 그렇게 되면 그냥 당연히 항의해야지 무슨 sue 를 할까봐 망설인다는게 말이되나 ? ?
    미안하지만 가끔 한국사람들을 정말 이해하지못하겠습니다

    • sue 에 대해서 생각한건 저희일행이 아니고, 당시에 저희를 도와주시던 외국인(재미교포도 아니십니다. ‘한국’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완전히 외국인)이었습니다. 그 분이 sue 를 할 수도 있으니까 잘 상황을 정리해서 얘기해야할거라고 얘기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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