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없는 회사가 가능할까?

상사 없는 회사 ( boss-free ) 가 과연 가능할 까요?

중앙의 통제 없이 자체적으로 팀 단위로 운영하며 수익을 내는 회사가 가능할까요?

이런 우리의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두회사의 boss-free 성공사례를 여러분들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1. Valve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Valve 는 정말 대단한 회사입니다. Half Life 시리즈를 시작으로 Counter Strike 등 FPS 에 획을 긋는 게임들을 잇달아 출시하였고, 게임 유통플랫폼인 Steam 으로도 대박을 낸 회사입니다. 이들의 1인당 이익율은 Google, Amazon, Microsoft 보다 높습니다.

Valve 의 가장 큰 특징은 상사 없이(boss-free) 운영된다는 것입니다. Valve 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아래와 같은 글이 써 있습니다.

We’ve been boss-free since 1996.

Imagine working with super smart, super talented colleagues in a free-wheeling, innovative environment—no bosses, no middle management, no bureaucracy. Just highly motivated peers coming together to make cool stuff. It’s amazing what creative people can come up with when there’s nobody there telling them what to do.

(발번역)

우리는 1996년부터 상사가 없는 회사였습니다.

매우 똑똑하고 재능있는 친구들과 자유롭고 창의적인 환경(상사, 중간조직, 관료제가 없는 환경)에서 일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동기부여가 강하게 되어있는 사람은 훌륭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도 그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시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제품들을 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홈페이지에 언급된 내용뿐만 아니라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직원들의 순서는 알파벳 순서입니다.

얼마전에 이들의 신입사원 교육서적이 pdf 로 공개되었는데요. 그 pdf 를 통해 어떻게 boss-free 하게 운영하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Valve 는 모든 구성원이 회사 운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출근 첫날부터 Valve 의 사원들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1-1 자리

첫번째로 그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자리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앉을 위치를 마음데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지급한 컴퓨터 책상에는 바퀴가 달려 있어서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가 있습니다. 동료들의 위치는 인트라넷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을 찾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시끌벅적하게 동료들의 주변에서 일하고 싶을 수 있을것이고, 어떤 사람은 누구의 방해를 받지 않고 개발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습니다. Valve 의 직원은 자신이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위치를 자신이 정하면 됩니다.

<Valve 에서 자리를 이동하는 방법 >

1-2 팀 선택

두번째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속할 팀입니다. 입사 후에는 자신이 원하는 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그 팀중에 하나를 골라 들어갈 수 있습니다. 혹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하면 새롭게 팀을 만들면 됩니다. 물론, 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팀 멤버를 리쿠르팅하는 일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을지 결정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각 팀에 찾아가서 직접 그들과 대화를 해야합니다. 자신이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야 합니다. 이렇게 알려야 팀원들에게 의미있고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되어 함께 일을 할 수 있겠죠? 아무 가이드 없이 팀을 정하기는 막막할 수 있기 때문에 몇가지 가이드라인을 신입사원 매뉴얼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몇가지를 보면 1)내가 이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는가? 2 ) 이 프로젝트는 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가 등입니다.

1-3 자신의 역할

세번째로 정할 수 있는 것은 팀내에서 자신의 역할입니다. 클라이언트 개발을 하고 싶으면 클라이언트, 서버를 하고 싶으면 서버쪽을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애초에 특정 job description 으로 사람을 뽑지 않습니다. 또한 팀원 중에 한명은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리더는 상사와는 다릅니다. 자연스럽게 팀원들중에 한명이 눈에 띄는 것입니다. 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보가 한명에게 몰리게 되는데 그 사람이 리더입니다. 어떤 역할을 하게 되던 이 역할을 일시적입니다. 변경하고 싶은 경우는 변경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업무에 대한 scope 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engineer 와 non-engineer 는 어느정도 구분하고 있습니다. Valve 의 핵심 경쟁우위는 개발이기 때문에 non-enigneer 역시 프로그래밍에 대해 공부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Valve 에서 가능한 사원의 역할을 Valve 답게 유머러스하게 표현했습니다. 이 그림은 Valve 의 신입사원 매뉴얼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1-4 근무시간

네번쨰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일하는 시간입니다. Valve 에서는 출퇴근 시간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알아서 필요한 시간동안 일을 하면 됩니다. work & life balance 를 갖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1-5 급여

다섯번째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주 무시무시한데요… 바로 타인의 급여입니다. 인사 평가는 순수히 peer-review 입니다. 한 개인은 자신이 함께 일했던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하게 됩니다. 서술형평가는 정리되어 별도로 전달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ranking 입니다.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팀원들을 순서데로 여러 기준에 따라 ranking 을 메기게 됩니다. 그 ranking 은 개인별로 누적이 되고 그것이 그 사람의 급여가 됩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구성원들이 정하여 운영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채용이라고 합니다. 기술적으로 우수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일할 준비가 된 사람을 고용해야 지금과 같은 원칙속에서 회사가 운영될 수 있으니까요. 채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급하게 회사의 규모를 키우지도 않습니다.

이런 형태의 회사는 창의적인 전략이 필요한 게임업계에서나 가능한것 아닙니까? 라고 필자에게 반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아주 좋은 예를 찾았는데, Whole Food 라는 회사입니다.

( 이 블로그에서 언급하는 Whole Food 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게리 해멀의 경영의 미래에서 얻은 정보임을 알려드립니다. )

2. Whole Food

Whole Food 는 월마트같은 대형 슈퍼마켓 체인입니다. 소매업계의 이단아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직원의 임금이 공개되고, 경영진과 직원의 평균 임금 차이가 19배로 제한받고 있는 회사기도 합니다. ( 모든 직원의 임금이 공개되니 가능하죠. 보통 기업들의 경우 50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 다른 슈퍼마켓과 다르게 이들은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유기농 식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징말고도 경영하는 방법은 매우 독특합니다.

2-1 조직

Whole Food 의 조직은 팀 단위입니다. 한 매장에는 보통 해산물, 농산물, 계산대 등 8개의 팀이 있습니다. 모든 의사 결정은 팀 단위로 돌아갑니다.

2-2 권한

팀의 권한은 막강합니다. 마치 지방분권이 연상되는데, 가격 결정 주문부터 시작하여 채용, 홍보등 팀이 돌아가기 위한 모든 일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업계 관행에 따르면 선반에 어떤 물건을 진열할지 결정할때 본사가 직접 지시를 내리거나 커미션을 받고 결정하는데, Whole Food 는 전혀 다른 전략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채용과 관련된 권한은 특히 막강합니다. 신입사원은 인턴으로 특정 팀에서 4주간 근무를 하게 되고, 팀 내 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정규직이 될 수 있습니다.

2-3 급여시스템

4주에 한번씩 모든 팀을 대상으로 노동시간당 이윤을 계산합니다. 노동시간당 이윤이 일정수준이 넘는 경우 보너스를 받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2-2에서 언급했던 채용이 아주 중요해집니다. 게으르거나 뛰어나지 않은 사람을 채용하면 채용할수록 자신의 급여에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후기

1. boss-free 라는 표현은 상사가 없다는 의미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직원이 나에게는 상사라는 생각도 듭니다. 커진 자유만큼이나 커진 책임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 Whole Food 의 급여시스템을 지방자치제중인 우리나라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일부 적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최소한 보너스는 그들이 흑자를 기록했을때 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3. 지금까지의 기업들은 자유와 책임을 ‘관리자’들에게 집중 시켰습니다. 그러한 형태로 성공해온 기업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변하는 세상에서 다른 방식( 자유와 책임을 관리자들이 아니라 직원 한명 한명에게 분리 )으로 성공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7 Comments on “상사 없는 회사가 가능할까?

  1. 밸브는 모든걸 선택하는군요 ㅎㅎ
    무시무시하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밸브는 정말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경영, 관리 없이 돌아갈 수 있는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고요.

  2. 덕분에 밸브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3. 잘봤습니다. 성공사례가 있다는게 놀랍네요~
    Whole Food의 급여시스템을 공기업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공기업의 목적이 “이윤 창출”이 아니니까요. 현재도 무리한 이윤/실적 평가로 인해서 부작용이 심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제가 공기업의 내부 실체에 대해서 잘 모르다보니 글 쓰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제도이니 아주 제한적으로 해보면 어떨지요. 공기업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 공기업은 모르겠고 국가 기관들은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기성세대들이 의사결정의 핵심을 이루는 곳에서 자신들의 안락을 혁신을위해 내 넣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참고로 전 말단 공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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